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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서> 지는 게 이기는 것인 사이클 선수의 그릇된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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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서, The Racer, 2020, 키에론 J. 월쉬 팀의 리더이자 페이스 메이커로 활동한 돔 사볼(루이스 탈페)은 이기면 안 되는 선수였다. 사이클 선수라면 누구라도 꿈꿀 수밖에 없는 우승의 영광을 포기해야 하는 역할을 하는 페이스 메이커는 그런 자리였다. 거세된 욕망은 꿈에서도 이어진다. 항상 결승점에 먼저 도착해 피니시 라인에 다가가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깨어나기 일쑤였다. 그토록 이기고 싶은 욕망 대신 에이스의 우승을 돕고, 팀원들의 사기를 이끌어 주며, 어려움을 달래주는 멀티플레이어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이게 바로 돔이 페이스 메이커로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재계약이 불투명해지고 감독에게 퇴물 취급까지 받자 극도의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원하던 아버지의 부고 소식까지 더해지며 마음이 복잡하다. 마흔을 앞두고 몸도 예전 같지 않다. 오랫동안 팀의 사기를 위해 약물을 맞아 온 탓에 자다가 비명횡사할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다시 경기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 젊은 선수들은 계속 치고 올라와 자리를 보전하기 힘들고, 은퇴한 선배들은 변변치 않은 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앞으로의 사십 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영화 <더 레이서> 스틸 돔은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 언제까지 사이클을 할 수 있을지 깊은 회의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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