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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연일 학교 폭력의 진실공방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낯설지 않는 소재로 흥미를 유발한다. 7년 전 전도유망했던 의대생 캐시(캐리 멀리건)는 친한 친구 니나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학교를 자퇴하고 커피숍에서 서빙 중이다. 캐시는 사랑스러운 커피숍 종업원에서 밤이면 짙은 화장을 하고 술집을 전전한다. 혀가 꼬이고 일어나지도 못할 만큼 만취 상태인 척을 해 꼬여 드는 남성과 단둘의 만남을 갖는다. 남성들은 하나같이 인사불성이 된 여성에게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를 시도하려는 순간 멀쩡한 모습으로 돌변해 응징한다. 남성들은 겉으로는 점잖아 보였지만 속마음은 늘 같았다. 술 취한 여성은 쉽게 잠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 프리 패스였고, 이를 이용해 캐시는 친구의 억울함을 대신 풀어주고 있다고 믿어왔다. 7년 만에 복수자 캐시와 마주한 가해자들은 '그때는 어렸다'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상황을 모면하려고만 한다. 피해자를 향한 진심 어린 참회와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과거를 정당화하고 사소한 실수쯤으로 여기는 파렴치한이다. 캐시의 풀네임이 카산드라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스 신화 중 트로이 공주였던 카산드라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으로 트로이의 멸망을 예언하지만 설득력을 빼앗긴 저주를 받은 비운의 인물이다. 카산드라는 서양 문화권에서 힘없는 예언자나 개혁자로 통한다. 이에 유래된 카산드라 콤플렉스는 예언이 사실일지라도 믿지 않거나 믿고 싶지 않은 상황을 가리킨다. 부정적인 상황을 피하고 싶은 심리, 내가 믿고 싶은 정보만을 받아들여 화를 면하지 못하는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마치 21세기의 카산드라의 부활처럼 느껴지는 캐시는 자기 말을 믿지 않는 사회를 향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프라미싱 영 우먼>은 드라마 [킬링 이브]의 시청자라면 낯설지 않은 연출이 반가울 것이다. [킬링 이브]시즌2의 시나리오와 제작을 맡았으며 드라마 [더 크라운] 시즌 3,4, 영화 <대니쉬 걸>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에머랄드 펜넬의 장편 데뷔작이다. 연기, 각본, 제작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주목할 만한 차세대 감독 반열에 올랐다. 감각적인 음악, 한 시즌 드라마의 각각의 에피소드처럼 꾸려진 구성, 화려한 패션 감각과 외모를 가진 여성의 폭주하는 질주가 닮았다. 초반에는 캐시의 의뭉스러운 행동에 궁금증 증폭되며 미스터리로 가는 듯 보이지만, 중반부 뜬금없는 로맨스물로 향하다, 다시 복수의 칼을 갈며 스릴러의 성격으로 변모한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 슬픈 복수로 끝맺는다. 서사가 산만하거나 늘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강렬한 존재감인 캐리 멀리건이 팔색조 매력이 전반적인 매력으로 작용한다. #프라미싱영우먼 #promisingyoung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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