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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본 영화는 묘하게 닮아 있었다. 전혀 다른 소재지만 한국영화, 일(직업), 송전탑이 공통분모였다. 드라마적 요소와 연출, 연기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의 완성도가 높았고, 연출과 연기는 다소 뚝뚝 끊어지지만 시나리오의 재미는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이 우위에 있었다. 독특한 제목으로 영화의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밑에서 보았을 때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그리고 쏟아질 것 만 같이 위협적인 송전탑 위에서 죽는 것 보다 두려운 건 해고였다. 부모, 동료, 회사가 나를 해고해도 자신만은 해고하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다는 의지로 보여서 제목이 아프고 와닿았다.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우리 사이의 관계의 지점을 말하는 뜻이다. 흔히 요즘 썸탄다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예쁜말. 그런 의미에서 요새 자꾸 친해지고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관의 관계는 가나다인지, 타파하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땅에서 두 발을 밟고 서 있는 우리는 그때서야 안정을 느낀다. 그래서 더 더욱 위태롭고 위험하게 중력과 바람을 등지고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저 높은 송전탑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 있었다. 미셸 공드리가 만든 드라마 [키딩]의 피클스 아저씨는 그동안 어린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설교하듯 방송을 했지만 기술의 도움을 받아 쌍방향 시스템으로 아이들의 방 곳곳에 상주하며 이렇게 말한다. "듣고 있어요" 아이들도 어른들도 누가 말을 들어 줄 때를 기다리고 있음을, 오랜만에 크게 위로 받았다. 누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 법이니까. 우리는 너무 자주 그리고 많이 내 이야기만 하려한건 아닐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식은 잃어버린건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올해는 더 잘 듣고 귀기울이는 한해가 되길 노력할 것이다. #나는나를해고하지않는다 #관계의가나다에있는우리는 #한국영화왜이리잘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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