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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앤이 이상해요. 갑자기 다른 남자를 만나 파리로 떠난다고 자주 찾아오지 못한다더군요. 그래서 간병인을 들여야한대요. 근데 간병인이 자꾸 뭘 훔쳐가는 거 같아서 시계로 시험해 봤죠. 거봐요.. 시계가 없어졌어요. 세상에 간병인을 믿을 수 있어야죠. 그나저나, 앤이 새 간병인을 데려왔어요. 딸이 또 있었다고 말했었나요? 화가였던 그 애랑 꼭 닮은 아가씨가 왔네요. 처음으로 마음에 들어요. 이번에는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일부터 온다더군요. 아참, 내 시계 어디갔지?.." <더 파더>는 치매로 기억이 뒤죽박죽인 한 노인의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영화다. 치매환자의 시점과 이를 돌보는 자의 시점에서 대리체험 하게된다. 비선형적인 시간은 조각난 퍼즐처럼 뒤죽박죽 섞여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도, 끝을 낼 수 있을지도 알지 못한다. 그저 끊을 수 없는 무한 궤도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영화는 안소니의 기억에 의존 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래서 뚜렷한 서사를 찾기 힘들지만 딸 앤의 옷색깔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노란 블라우스(대과거), 파란 블라우스(과거), 흰 블라우스(가장 최근). 하지만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기억과 현재가 교차되면서 내가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헷갈리고야 만다. 마치 안소니가 된 것처럼 황당하고 두려우며 헛웃음만 나온다. 영화의 배경은 집-병원-요양원 등 한정적이다. 연극의 무대공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공간에서 답답함을 느낀다면 한 공간에서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만하는 치매 환자의 삶을 경험케하는 의도된 연출일거다. 계속해서 시계를 찾고 몇시인지 묻는 것은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잃어가는 시간을 붙잡기 위해) 안소니의 최후의 발악이다. 시시각각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지치게하는 치매라는 무서운 병을 체험한 것 같아 피로감이 밀려온다. 때문에 앤의 심정조차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버지의 집에서 자신의 집으로 모셔왔고, 이마저도 힘에 부처 결국 요양원에 보내야 하는 마음. 같은 자식으로서 공감하고 이해된다. 잎사귀가 다 떨어진 나무가 되어버린 부모. '아빠 애기'가 되어버린 굽은 등과 센 머리카락, 흐릿한 눈동자가 애처롭다. #4월7일대개봉 #더파더 #시사회이벤트 #키노라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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