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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한달살기] Epilogue. 익숙함을 벗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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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을 좋아한다. 부단하게 일할 때 나오는 성취감, 규칙적인 일상에서 얻는 안정감, 익숙한 사람들과 느끼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그래도 가끔은 낯선 공기를 마셔야 한다. 익숨함을 벗어날 때 얻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낯선 공간 서천에서의 삶이 끝났다. 한달살기를 계획하고 갔지만, 추석 연휴가 있었고, 갑작스레 취업도 하며 한 달을 못 채우고 떠났다. 온전히 한 달이라는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움은 남지만, 그곳에 있는 동안 여러 인사이트를 얻었기에 만족스럽다. 그때의 생각과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늦게나마 기록해본다. 1. 사람 E와 I 중간에 있는 나는 첫만남에서 이상한 포지션을 취한다. 처음엔 친밀하게 대하지만, 그 이상 친해지려 노력하지 않는다. 옆에 있는 사람한테도 잘 못하는 마당에 지인을 늘리고 싶은 욕심이 없다. 하우스메이트들을 만났을 때도 큰 기대는 없었다. 독립했다는 사실에 기뻤을 뿐,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바람은 없었다. 그런데 뜻밖의 인물이 나타났다. 데면데면하게 맥주로 시작한 어느 밤, 냉장고에 있던 맥주를 주르륵 깐 것도 모자라 선물로 받은 소곡주까지 뜯었다. 둘만 남은 집에서 눈물 펑펑 쏟다가, 미친 듯이 웃다가, 별별 티엠아이를 주고받으며 새벽을 보냈다. 일대일 대화의 매력을 단번에 깨달았다. 여러 명의 말이 오가는 대화도 좋다. 그러나 둘이서 나누는 대화의 깊이를 따라갈 수 없다. 일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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