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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도움, 뜻밖의 행운 《약간의 거리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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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거리를둔다 #소노아야코 #에세이 매일 읽고 쓰는 성장문답 소노 아야코 작가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1일차 길에서 처음 만난 아기 엄마를 도와 함께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오르는 것은 '약간의 도움'이지만, 상대방에겐 뜻하지 않은 행운이다. 나는 행운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되는 것이다. 30 매일 아침 통근 버스를 타고 출근하여 사무실에 도착한 후 나만의 루틴이 있다. 마스크를 쓴 상태로 노트북을 켜고 화장실에 가서 손을 닦고 텀블러를 씻어 뜨거운 물과 찬물을 8:2의 비율로 받아오는 것이 그 루틴이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항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루틴의 과정 중 마주치는 이들이 매일 비슷하다. 업무 시작 전 화장실에서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는 그녀도 그중 한 명이다. 그날 아침에도 옆 부서의 그녀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었다. 그녀는 평소와 달리 스트레칭이 아니라 자신의 텀블러를 씻고 있었다. 거품을 낸 세제로 텀블러를 닦던 그녀가 불쑥 내게 손을 내밀었다. "과장님~ 텀블러 씻으실 거예요? 그럼 주세요." 아~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이미 손에 물 묻힌 김에 몇 개 더 씻는 것이 딱히 어렵지 않다는 생각에 나도 종종 컵이나 텀블러를 닦으러 온 직원들에게 건네던 질문이다. 그런데 내가 그 질문을 받아보긴 처음이었다. 대단하지 않은 작은 도움이겠지만 내게는 뜻밖의 행운 같았고, 순간 가슴에서 시작된 따뜻한 기운이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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