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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책방 2021-11 올해는 집안 곳곳 그리고 회사에서 모두 다른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하루에 여러 역할을 해내는 와중에 틈틈이 하는 틈새 독서를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야금야금 느리게 읽던 침실의 책 《그리스인 조르바》를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 조르바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인물 중 하나이자 실존 인물입니다. 온몸의 촉수로 순간순간의 행복을 느끼며 사는 그를 좋아하지만, 그의 여성관은 2021년을 살아가는 내게 조금 불편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조르바는 그런 시절을 살았던 자유분방한 사나이였던걸요. 게다가 조르바는 매력적입니다. 몇 구절이 만들어내는 작은 불편함을 이겨낼 만큼 말이죠. 🔖428 당신은 머리가 힘이 세니까 항상 그 머리가 당신을 이겨 먹을 거라고요. 인간의 머리란 구멍가게 주인과 같은 거예요. 계속 장부에 적으며 계산을 해요. 얼마를 지불했고 얼마를 벌었으니까 이익은 얼마고 손해는 얼마다! 머리란 아주 좀상스러운 소매상이지요. ​🔖429 조르바의 말은 구구절절 옳았다. 어릴 때에는 나도 미친 충동과 초인적인 욕망이 넘쳐, 세상이 못마땅했다. 차즘 나이를 먹으면서 나는 조용해졌다. 나는 한계를 정하고,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을 가르고, 내 연(鳶)을 꼭 붙들고는 놓치지 않으려 했다. ​ 가슴형인 인간이 있는 반면, 머리형인 인간이 있습니다. '당신은 가슴형이자 머리형이기도 합니다.' 이 얘기를 듣고 두 가지 유형을 모두 가진 것이 행운인지 불행인지 아리송했습니다. 어쨌든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하는 말을 따라야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할 거라는 데 이놈의 머리의 말은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매 순간 나를 흔들어 놓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면 특히 더 심합니다. 장기간 휴가를 떠나야 겨우 가슴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텐데 휴가를 못 가니 요즘 내 가슴은 장기 휴점 중입니다. ​ 지난 주말 2번째 퇴고를 한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와 미팅을 가졌습니다. '너무 조심스럽고 너무 공손하고 너무 억누르고 있다. 자신감 있게 조금은 도발해도 되바라져도 좋다'는 조언을 무려 3시간씩이나 들었습니다. 좀상스러운 소매상 같은 머리가 지휘봉을 잡고 휘둘러대는 통에 이만큼이 한계이고 이런 것은 하지 못한다고 구획을 나누느라 바빴나 봅니다. 조르바의 말이 구구절절 옳았습니다. 내게도 한때는 미친 충동과 초인적 욕망이 저를 압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3시간의 미팅의 결론은 그 시절을 다시 소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휴가를 떠나야 할 시점 같습니다. 혹은 조르바처럼 춤을 추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산투르 소리가 궁금합니다. ‐---------------‐---------------‐-------------------- 🌿 서평 원문은 프로필 링크 중 유미작가의 블로그인 <꿈산책가의 산책노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그리스인조르바 #니코스카잔차키스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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