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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책방 2021-25 4월에 읽은 고전 중 하나는 독일의 여성 작가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니나는 전형적인 미인의 유형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주관이 뚜렷하고 독특한 사고관을 가진, 무엇보다 매력적인 여자로 표현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생의 한가운데'는 언제일까? 싱그러움이 넘치는 청춘,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은 젊음, 이런 것들만이 생의 아름다운 순간일까? 연로하신 먼 친척 할머니를 돕게 된 니나는 임종을 앞둔 할머니에게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투영하고는 참을 수 없어졌다. 그러나 이내 적나라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기 자신에게 어서 들어가 늙은 여인과 너 자신을 바라보라고 명령했다. 왜냐면, 그 또한 생의 일부이니까. ​ 🔖184 이걸 좀 봐, 너는 이렇게 해서 중요한 인식과 적나라한 진실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어서 다시 들어가서 늙은 여인과 너 자신을 바라보아라. 소름이 끼치는 것도 너에게 해는 안 될 것이다. 그것도 다 생의 일부분이니까. 우리는 추악한 것을 보지 않으면 중요한 것도 보지 못하는 것이다. ​ 아름답고 예쁘고 싱그러운 순간만을 모아 내 삶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안전지대에만 머물렀던 사람이 과연 삶을 제대로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니나의 언니인 마르그리트는 평온을 위해 피해 가는 편을 택했다. 동생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문득 그녀는 잃어버린 무엇을 한탄하는 편이 한 번도 갖지 않았던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고통도 또한 재산임을 알게 되었다. 어둠이 있어야 밝은 빛을 느낄 수 있고, 불행을 겪어본 자만이 행복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슈타인이나 마르그레트가 살아온 시간보다 굴곡진 니나의 삶에서 우리가 더 강한 생동감을 느끼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 🔖330 그러면 나보고 사는 것을 그만두란 말이세요? 내가 여태까지 살아 보았던가요? 나는 살고 싶어요. 생의 전부를 사랑해요. 그렇지만 나의 이런 마음을 당신은 이해 못 하실 거예요. 당신은 한 번도 살아 본 적이 없으니까요. 당신은 생을 피해 갔어요. 당신은 한 번도 위험을 무릅쓴 일이 없어요. 그래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잃기만 했어요. 니나는 밤 사이 빠르게 써 내려간 단편 소설의 주인공이 너무 아름다운 영웅처럼 보이는 것을 경계했다. 우리 모두는 약간 비겁하고 계산 빠르고 이기적인 존재로, 때때로 영웅노릇을 해볼 뿐이라는 그녀의 말이 통쾌하다. 선량하면서 동시에 악하기도 하고, 인색하면서 동시에 관대한 존재라는 것을 나 자신에게서도 느낀다. 우리는 이런 양가적인 존재들이다. 오늘만 해도 나는 친절한 동시에 불친절한 하루를 보냈다. 누구나 다 비슷하지 않을까? 보이고 싶지 않은 이런 모습까지도 온전히 수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연스러운 진짜 나 자신이 되지 않을까? 그 용기가 나를 생의 한가운데에 우뚝 세워주리라 믿는다. #생의한가운데 #루이제린저 #문예출판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서평 원문이 궁금하다면 @writer_yumi 프로필 링크 중 유미작가의 블로그인 <꿈산책가의 산책노트>에 놀러오시면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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