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누군가에게 봄볕이길 바라는 8분 작가들의 마음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프로필 이미지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저자 유미, 이수아, 박지영, 임경미, 해안, 방성경, 김선형, 김미르 출판 내가그린기린 발매 2021.04.26. 어려서부터 추위를 많이 탔다. 부모님과 함께 살던 시절, 내 방 보일러 온도는 늘 1~2도 높았고, 일찍부터 늦게까지 겨울 솜 이불과 함께 지냈다. 따뜻한 계절로 바뀌어도 나는 늘 늦게까지 추위를 느꼈다.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 꽃이 피기 시작하는 4월, 이 바뀐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외투를 입고 나가는 게 웬일인지 부끄러웠다. 그런 나는 내피가 있는 외투가 고마웠다. 그리고 이 내피를 떼어내는 순간이 내게는 정말 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 무더웠다. 자가 격리를 끝내고 오랜만에 출근을 앞둔 나는 트렌치코트 안의 내피를 기분 좋게 떼내었다. '그래 이제 새로운 계절이 왔으니, 좀 더 가벼워지자!' 캐시미어 내피를 떼내고 산뜻하게 출근한 화요일, 겨울은 아직 내 세상이 끝나지 않았노라 매섭게 외쳤다. 차가운 바람이 성급했던 나를 비웃는 듯했다. 널뛰기하는 이 계절이 꼭 내 마음 같았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기뻤다가 우울했다가, 고마웠다가 미웠다가 요동치는 내 마음이 꼭 그랬다.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생리 우울증은 오히려 그럴싸한 명분이 되어주었다. 내 마음이 이렇게 급변하고 예측불허인 것에 대한 면죄부 같기도 했다. 어른답지 못하게 감정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