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판의 미로 - 현실과 환상의 경계, 그 언저리에서

프로필 이미지

스페인하면 투우사, 장미를 입에 문 카르멘, 빠에야, 하몽, 파밀리에 대성당, 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 등이 차례로 떠오르며 낭만적인 나라 1순위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태양이 작열하는 거리에서 독특한 억양의 빠른 말투로 활보하는 간지나는 멋쟁이들을 만날 수 있다. 피부색도 다양한데 이슬람과 기독교의 지배를 겪은 역사 속에서 혼합된 아랍계와 금발의 블렌딩이 눈에 띈다. 키는 우리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아서 웬만한 옷은 우리 체형에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이 나라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는 오해가 많다. 1930년대에 있었던 큰 내전의 상흔으로 38년 철권통치를 얻어낸 독재자 프랑코의 망령이 아직도 아른거리는 굴곡의 역사를 살펴봐야 제대로 보인다. 최근 프랑코의 묘를 국립묘지에서 이장해야 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 역사 속 기시감이 들기도 했다. 넷플릭스에서 다시 본 <판의 미로>는 그 스페인의 정치적 혼란기인 1944년을 배경으로 한다. 프랑코가 내전을 진압한 직후 비달 대위는 산 속에 숨어있는 저항군을 초토화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비달 대위와 재혼한 엄마 카르멘은 만삭의 몸으로 오필리아(이바나 바쿠에로)와 함께 전장 부근의 저택으로 이주한다. 새 아버지의 차가운 표정에 두려움을 느낀 오필리아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낮에 숲에서 만난 곤충모습의 요정이 찾아와 그녀를 미로로 인도하고, 거기에서 판(Pan)이라는 숲의 정령을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