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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다시 찾은 우리들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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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의 바닥'역으로 향하기 위해 기차를 타는 센 센(千)이 탄 기차가 ‘늪의 바닥’역을 향해 바다를 가르고 질주한다. 왜 기차의 이름이 중도(中道)이고 종착역의 이름이 ‘늪(沼)’의 바닥일까. 중간에 늪의 벌판이라는 뜻의 소원(沼原)역도 지난다. 센이 향하는 곳은 인생의 깊은 골짜기, 죽음의 기운조차도 힘을 내지 못하는 곳이다. 그녀는 왜 그곳을 향해 가는 것일까. 어려움에 빠진 부모님과 사망의 기로에 놓인 하쿠를 살리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었다. 어릴 적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있다. 시장통 뒷길 주택가로 호기심에 걸어 들어갔었는데 잠시후 사방을 구분하지 못했다. 방향을 잃다보니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고 계속 갈수록 더욱 낯선 광경만 펼쳐졌다. 새파랗게 겁에 질린 나는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어떤 아저씨가 왜 우느냐고 물었고 나는 길을 잃었다고 했다. 집이 어디냐고 해서 시장쪽이라고 했더니 방향을 알려주셨고 조금만 걸어가면 된다고 했다. 진짜 백미터만 걸어갔더니 시장이 보였다. 그 순간의 안도감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다. 2002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대상인 황금곰상과 2003년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 등을 수상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레전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오랜만에 정주행했다. 역시 감독의 나이에 가까울수록 작품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일까. 애니메이션이 담고 있는 각종 비유와 무의식과 음악의 앙상블에 나는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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