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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점프를 하다 (2000) - 칼 융이 말하는 첫사랑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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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점프를 하다]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한동안 꿈쩍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잊고 살았던 "사랑의 무게"때문이었습니다. 주고 받는데 익숙하고, 끈끈하기보다는 세련된 매너에 감동하는 현대식 사랑법이 아니라 안온하고 정리된 일상을 근원부터 파괴시키는 위험한 사랑, 거의 미치광이가 되어 삶의 방향을 틀어버리게하는 광란의 사랑과 다시 맞닥뜨리게 되자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사랑은 저런 거였지"라는 로맨티시즘과 "저렇게 사랑을 해야 해?"라는 현실인식이 내 속에서 팽팽하게 논의되는 동안 세번째 질문도 흘러나왔습니다. "도대체 저런 사랑의 에너지는 어디서 흘러나오는 것일까?" 그로부터 몇 개월이지나 우연히 읽은 심리학책에서 '무모하고 저돌적이며 위험한 사랑'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카를 구스타프 융에 따르면, 사람은 외적인격(페르조나)에 대응하는 내적인격인 심혼(心魂)을 가지고 있으며, 남성의 경우는 여성적 인격(아니마)의 특성을, 여성의 경우는 남성적 인격(아니무스)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개 첫눈에 반한 이성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이상적인 여성상 또는 남성상이기에 그 앞에서 흔들리고, 조바심내고, 안타까워하는데, 그 때 두 남녀는 상대방을 통해 자신의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경험하는 것이라 합니다. 청명한 가을날 낙엽을 밟으며 걷던 한 남자가, 혹은 한 여인이 무언가 가슴을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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