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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 반세기만에 거둔 푸르름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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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한국인들이 앞 다투어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건 1970년대였다. 초반엔 화이트 컬러계층의 전문직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블루컬러 직종의 이민이 급증했다. 노동직, 기능직, 생산직에 종사했던 이들은 부푼 꿈을 안고 LA공항에 내린 후부터 뼈를 갈아 돈을 벌기 시작했다. 접시닦이부터 피자배달까지 닥치는 대로 갖은 노동을 불사하다보니 부부가 모두 바빠서 아이들은 방치되기 일쑤였다. 그렇게 돈을 모아 세탁소를 하나 소유하게 되면 다음 목표로 편의점, 주류 판매점, 주유소를 꿈꿨다. 그렇다면 주유소를 소유하면 인생 고민은 해결된 것일까. 미국 이민생활의 쓸쓸함을 그린 영화로 <코메리칸의 낮과 밤(1977)>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남편은 주유소를 운영하고 아내는 청소부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으지만 어느 날 강도의 침입으로 아내가 살해된다. 괴로워하던 남편이 우연히 강도의 거처를 찾아내고 복수를 감행하는 비극적 스토리였다. 돈이 없어도 문제, 돈이 좀 생기면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게 한국이민자의 삶이었다. 고단한 삶을 이기기 위해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교회로 향했고, 갑자기 뜨거운 신앙인으로 변모해서 고향의 가족들을 전도하기 시작했다. 각종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은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70년대 한국을 떠나 온 블루컬러 이민자 가족의 삶을 잔잔하게 표현한 감수성 깊은 드라마다. 미국 경제의 호황기인 80년대 초 레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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